기업들이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쓰는 것은 시스템 통합(SI) 이미지가 강하다 보니 여전히 과거 지향적인 접근이라는 인식이 적지 않다.
최근에는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코딩을 하지 않고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이른바 노코드(no-code), 로우코드( low-code) 플랫폼이 늘면서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하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SaaS를 포함해 이미 나와 있는 다양한 상용 소프트웨어들이 있는데, 굳이 직접 만들어 쓸 필요까지 있느냐는 질문에 ‘노'(No)라도 답하기는 망설여 지는 것이 현실이다. 없으면 몰라도 상용 제품들이 나와 있다면 거기서 골라 쓰는게 낫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이같은 시각에 도전하며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 B2B SaaS 스타트업 리툴(Retool)도 그중 하나. 리툴은 비 개발자들을 겨냥한 노코드, 로우코드 회사들과 달리 기업 내 개발자들을 겨냥한 플랫폼에 주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 pixabay]
커스텀 앱 개발 진입 장벽 낮추고 생산성은 확 끌어 올려
리툴은 기업 내 많은 업무들이 여전히 사서 쓰는 것이 아니라 특정한 용도와 사용자들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제작 스타일 소프트웨어에 적합하다고 보고 있다. 리툴이 제공하는 숫자가 나름 설득력을 제공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리툴 플랫폼에선 2017년 이후 50만 개 이상 앱들이 개발됐다. 이를 기반으로 리툴은 최근 실리콘밸리 유력 벤처 투자 회사인 세콰이어 캐피털 등으로부터 4500만달러 규모 투자도 유치했다. 이 과정에서 리툴은 기업 가치를 32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테크크런치 등 외신들에 따르면 리툴 플랫폼은 기본적으로는 드래그앤 드롭(Drag-and-drop) 인터페이스로 이뤄져 있다. 드래그앤 드롭 방식으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 주요 컴포넌트들을 만들고 이걸 기반으로 코드를 작성한다. 코딩 비중은 20~30%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리툴은 노코드 보다는 로우코드 플랫폼으로 분류할 수 있다. 로우코드 플랫폼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코딩을 하는 비중이 높아 보인다.
리툴 플랫폼은 90여 개 컴포넌트를 조합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들과 엔지니어들은 표, 차트, 형식 같은 기본적인 빌딩 블록을 얻을 수 있다. 개발자들은 이렇게 만든 결과물을 데이터베이스나 API에 연결할 수 있다. REST나 그래프QL API, 포스트그레SQL, 몽고DB 등에 연결해 소프트웨어 개발 나머지 단계를 완료할 수 있다.
리툴은 자사 플랫폼을 활용하면 기업들이 자체 업무들에 최적화된, 이른바 커스텀 소프트웨어를 보다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통상 2주 걸리던 일이 하루면 가능하다고 한다. 한달에 5명까지는 무료로 쓸 수 있는 프리(Free: 사용자 5명까지는 무료)), 팀(사용자당 10달러), 비즈니스(사용자당 월 50달러),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이용할 수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아마존, 핀터레스트, 코세라, NFL, NBC유니버셜 등 내부 리소스가 부족할 거 같지 않은 유명 회사들이 이미 리툴을 활용하고 있다.
[리툴 서비스 화면]
전 세계 앱들 중 기업 내부용 앱 비중 여전히 50% 이상
리툴은 기업들이 내부용으로 쓰는 앱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주력해왔다. 기업들이 대외 고객을 상대로한 서비스가 아니라 내부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시장 기회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
테크크런치 보도를 보면 리툴은 전세계 모든 앱들 중 내부용으로 쓰는 것들이 50% 이상이라고 강조한다. 상용 SaaS들이 많이 나와 있다고 해도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이런저런 이유들로 인해 내부 용도에 최적화된 소프트웨어를 계속 필요로 하고 있고, 실제로도 많이 쓰고 있다는 얘기다.
내부용 앱에 초점을 맞춘 리툴의 전략은 노코드,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 업계 전체적인 트렌드와도 유사하다.
관련 업계는 노코드, 로우코드 개발 플랫폼은 아직까지 엔터프라이즈 기업들 사이에서 소비자들이 쓰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용으로는 적절치 않다는게 큰틀에서 인식을 공유하는 상황이다 나름 복잡한 수준으로 진화했지만 이들 도구는 여전히 외부 판매용이 아니라 내부용으로 쓸 때 유용하다는 것이다.
리툴은 예전과 같은 코딩이 아니라 드래그앤드롭 방식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을 앞세워 개발자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들을 정조준했다는 점에서 현업 담당자, 이른바 시티즌 개발자를 겨냥한 노코드 개발 플랫폼들과는 차이가 있다.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이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게 아니라 개발자들이 맞충형 앱을 보다 정교하게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SaaS 플랫폼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비 개발자 대상 노코드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 위한 로우코드 플랫폼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스타트업 사례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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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qua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