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B2B SaaS 시장에서 유명 플레이어들은 주로 미국을 근거지로 영토를 확장한 곳들이다.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등 글로벌 SaaS 판에서 힘 꽤나 쓰는 많은 회사들이 미국에서 출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나 인도에서 시작한 회사들이 몸집을 키워 미국에 진출하고 상장도 미국에서 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이 출신 성분으로 바라본 글로벌 SaaS 시장 현재 판세다.
상대적으로 중국 회사들은 글로벌 B2B SaaS 시장에서 많이 언급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인터넷 서비스와 클라우드 인프라 쪽에선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같은 회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 받는 대형 회사로 성장했지만 B2B SaaS 회사들 움직임은 아직까지 외부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사진: pixabay]
나름 이유가 있다
차이나 브리핑, SaaS 인더스트리 등에 올라온 내용을 보면 중국 기업 및 조직들은 클라우드 인프라와 달리 워크로드 보호에는 예민하다 보니 SaaS를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클라우드 인프라 보다 보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간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진 가운데 SaaS 시장도 나름 가파르게 성장하는 흐름이 두드러진다.
차이니 브리핑 자료를 보면 중국 SaaS 시장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거의 두 배 커졌다. 미화 70억달러 수준으로 성장했다. 또 2024년까지 연평균 34%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SaaS 시장 확대를 이끄는 큰 동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클라우드 인프라로의 전환 속에 SaaS 도입하는 곳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비용에 예민한 중소기업(SME)들 사이에서 SaaS가 온프레미스(구축형) 대비 매력적인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대기업 및 국영 회사들은 전통적인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에 대한 기존 자본 투자를 갖고 있는데다 데이터 보안에 대한 우려 때문에 SaaS 도입에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예산이 빡빡한 중소기업들은 SaaS 도입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이라고 한다.
양적으로 보면 중국 SaaS 시장은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좀 더 파고들면 중국 시장만이 갖는 고유한 특성들도 엿보인다.
우선 중국 SaaS 시장은 심하게 파편화돼 있다는 평가다. SaaS 인더스트리트에 올라온 글을 보면 상위 10개 업체가 갖는 점유율이 35.6% 정도에 달한다. 클라우드 ERP 서비스를 제공하는 킹디(Kingdee),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주력하는 킹소프트 클라우드, 머천트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주특기로 하는 차이나 유잔(China Youzan), 클라우드 커머스 및 마케팅 소프트웨어 업체 웨이몹(Weimob) 등이 대표적인 중국 SaaS 회사들로 꼽힌다.
지역별 로도 차이가 크다. 2020년 기준으로 중국 동부 지역 SaaS 시장 규모는 56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전체 시장의 80%를 차지했다.
[인포버드 웹사이트 캡처]
중국 SaaS 업체들, 아직은 내수 공략 주력…아시아 확장 주목
그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중국 SaaS 회사들은 많지 않았다. 내수 시장 자체가 계속 커지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럴 것으로 전망되다 보니 대부분 회사들이 국내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을 겨냥하는 중국 SaaS 회사들도 나오고 주목된다. 나스닥에 상장한 인포버드(Infobird)는 고객 관여 솔루션( customer engagement solutions을 주특기로 하는 중국 SaaS 업체로 나스닥에도 상장돼 있다. 하지만 인포버드 역시 주요 고객들은 여전히 중국에 포진해 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나 알리바바 클라우드 역시 향후 SaaS 시장에서 큰손으로 부상할 잠재력이 있다. 두 회사 모두 글로벌에서 상당한 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트댄스는 비즈니스 협업 플랫폼인 라크 스위트(Lark Suite)를 이미 개발했고 파일관리, 문서 및 스프레드시트 편집 기능을 제공하는 오피스 소프트웨어 스위트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에서 많이 쓰이는 SaaS들은 오피스 자동화 소프트웨어, 고객 관계관리(CRM,), 오피스 협업 쪽이다. 글로벌 트렌드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규모와 성장세 측면에서 중국 시장은 글로벌 SaaS 업체들에게는 외면하기 힘든 시장이다. 시장 통합이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보니 소규모 해외 SaaS 업체들도 경쟁력 있는 제품과 효과적인 전략을 갖춘다면 중국 시장에서 해볼 만한 분위기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규제 환경은 여전히 부담일 수 있다. 중국에서 SaaS를 제공하려면 현지에 서버를 갖춰야 한다. 해외에 서버를 두고 SaaS를 제공하면 불법이다. 조인트 벤처 형태로 SaaS를 제공할 수 있지만 소유권은 중국 쪽에서 갖고 있어야 한다. 차이나 브리핑에 따르면 외국 기업은 ICP(Internet Content Provider) 라이선스를 발급 받을 수 없다.
현재 시점에서 중국이 갖는 중량감에 비해 중국 SaaS 업체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빅플레이어들과 겨룰만한 위상은 확보하지 못한 듯 보인다. 하지만 중국 내 SaaS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만큼, 내수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한 중국 SaaS 회사들은 북미나 유럽은 몰라도 아시아 시장으로는 확장하는 코스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부터 글로벌 SaaS판에서 중국 회사들은 보다 흥미로운 변수로 부상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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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squac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