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제작, 30년간의 권력 이동

코드에서 노코드로, 대행사에서 SaaS로, 그리고 AI로 — 웹을 만드는 방식이 산업 구조를 어떻게 바꿔왔는가

1991년 팀 버너스리가 첫 웹사이트를 공개했을 때, ‘홈페이지를 만든다’는 행위는 곧 HTML을 직접 작성한다는 의미였다. 그로부터 35년이 지난 지금, 중학생도 15분 안에 쇼핑몰을 개설할 수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기술 진보가 아니다. 웹 제작 도구의 진화는 곧 권력의 이동이었고, 그 이동의 수혜자와 피해자를 정확히 읽어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지점을 이해할 수 있다.

1990년대: 코드가 곧 자격증이던 시절
1991–1999HTML 독점 시대 — 개발자가 게이트키퍼였다

초기 웹은 철저히 개발자 중심이었다. FTP로 파일을 올리고, 텍스트 에디터로 태그를 손으로 작성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1994년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의 등장과 함께 웹이 대중화되면서, 기업들은 ‘온라인 브로슈어’라도 갖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태어난 것이 웹 에이전시 모델이다. 개발자는 희소 자원이었고, HTML과 CSS를 다룰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고부가가치 서비스였다. Microsoft FrontPage(1995)와 Macromedia Dreamweaver(1997)가 등장하며 ‘비주얼 에디터’의 개념이 생겨났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개발자의 생산성 도구였다. 일반 사업자가 직접 사용하기엔 여전히 높은 장벽이 있었다.

핵심 역학: 개발자 → 클라이언트 방향의 일방적 서비스. 지식의 비대칭이 곧 수익의 원천이었다.

2000년대: CMS의 등장과 ‘관리’의 민주화
2000–2009WordPress·Joomla 시대 — 콘텐츠 편집권이 클라이언트에게

2003년 WordPress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블로그 플랫폼이었지만, 플러그인 생태계가 성숙하면서 기업 웹사이트, 포트폴리오, 전자상거래까지 아우르는 범용 CMS로 진화했다. 오늘날 전체 웹사이트의 약 40%가 WordPress로 구동된다는 사실은 이 플랫폼이 얼마나 깊이 생태계에 뿌리내렸는지를 보여준다.

에이전시 모델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분화했다. ‘구축’과 ‘운영’이 분리되면서, 초기 개발은 에이전시가 담당하되, 이후 콘텐츠 편집은 클라이언트가 직접 하는 구조가 정착됐다. 개발자들은 PHP와 MySQL을 기반으로 한 커스텀 테마·플러그인 개발로 수익 모델을 전환했다.

Flash의 전성기도 이 시기였다. 화려한 인터랙션과 애니메이션을 가능하게 했지만, 검색엔진 크롤링 불가, 접근성 문제, 느린 로딩이라는 근본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2010년 스티브 잡스의 ‘Thoughts on Flash’ 공개 서한은 Flash의 사망 선고였고, 이는 웹 표준 기반 개발로의 전환을 가속화했다.

핵심 역학: 코드 작성 능력과 콘텐츠 편집 능력이 분리되기 시작. 에이전시의 역할이 ‘전적 의존’에서 ‘초기 구축 + 교육’으로 변화.

2010년대 전반: SaaS의 도전과 에이전시 위기
2010–2015Wix·Squarespace 시대 — 구독 모델이 대행 수수료에 도전하다

Wix(2006 창업, 2010년 이후 폭발적 성장)와 Squarespace(2004 창업)의 부상은 웹 제작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드래그 앤 드롭 인터페이스, 월 구독료, 호스팅 일체형 패키지. 소규모 사업자 입장에서 ‘에이전시에 수백만 원을 쓰는 것’과 ‘월 2~3만 원짜리 구독’을 비교하는 순간, 선택지는 명확해졌다.

에이전시 업계에 위기 담론이 확산됐다. 실제로 소규모 클라이언트 시장은 SaaS 플랫폼으로 상당 부분 이전했다. 그러나 엔터프라이즈 시장, 커스텀 기능이 필요한 프로젝트, 브랜드 차별화가 중요한 영역에서는 여전히 전문 에이전시의 수요가 유지됐다.

이 시기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반응형 웹 디자인(RWD)의 표준화다. 에단 마코트가 2010년 ‘Responsive Web Design’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고, Bootstrap(2011)이 그것을 프레임워크 수준으로 구현하면서, 모바일 대응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는 디자이너와 개발자 모두에게 새로운 스킬셋을 요구했다.

핵심 역학: 시장의 하단부(소규모 클라이언트)는 SaaS에, 상단부(대형 클라이언트)는 에이전시에. 시장이 수직으로 분할되기 시작.

2010년대 후반: Webflow와 ‘비주얼 개발’의 재정의
2016–2020Webflow·Shopify 시대 — 디자이너가 코드를 우회하다

Webflow(2012 창업)는 이전의 드래그 앤 드롭 빌더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시각적 인터페이스로 작업하되, 그 결과물이 의미론적으로 올바른 HTML/CSS로 출력되는 구조였다. 이는 ‘Wix는 못 믿겠지만 직접 코딩은 하기 싫은’ 디자이너 계층에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Shopify는 전자상거래 영역에서 같은 역할을 했다. 결제, 재고, 배송 연동 등 복잡한 커머스 인프라를 API 레이어 뒤로 숨기고, 사업자는 테마와 상품 관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급격한 온라인 전환 수요는 Shopify를 당해 180% 이상 성장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헤드리스 CMS와 JAMstack 아키텍처도 이 시기에 부상했다. Contentful, Sanity, Strapi 같은 도구들은 프론트엔드와 콘텐츠 관리 레이어를 완전히 분리했다. 성능, 보안, 확장성 측면에서 전통적인 모놀리식 CMS를 압도하는 이 아키텍처는, 그러나 기술 이해도가 높은 팀에서나 제대로 구현할 수 있었다.

핵심 역학: ‘디자이너의 코드 독립 선언’. Webflow와 Figma가 결합하면서, 상당수의 랜딩 페이지·마케팅 사이트는 개발자 없이 완성되기 시작했다.

2020년대: 노코드 붐과 AI의 진입
2021–현재노코드·AI 시대 — ‘만드는 것’의 의미가 해체된다

노코드 운동은 ‘코딩 없이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는 약속으로 시작됐다. Bubble, Glide, Airtable, Notion 등 다양한 도구들이 데이터베이스, 자동화, 앱 빌딩을 시각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실제 사용자들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복잡한 로직, 성능 최적화, 커스텀 인터랙션 앞에서 노코드는 종종 ‘낮은 코드의 미로’가 됐다.

2022~2023년, AI가 이 구도를 다시 한번 흔들었다. ChatGPT의 등장 이후 ‘프롬프트 하나로 웹사이트 만들기’라는 명제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GitHub Copilot, v0(by Vercel), Cursor, Framer AI 등의 도구들은 개발자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였고, 동시에 비개발자도 그럴듯한 UI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구분이 필요하다. AI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은 명확하다. 반복적인 컴포넌트 생성, 보일러플레이트 코드, 패턴이 명확한 레이아웃에서 AI는 탁월하다. 그러나 복잡한 도메인 로직, 기존 코드베이스와의 통합, 모호한 요구사항의 해석, 성능과 접근성의 균형 잡기에서는 여전히 숙련된 개발자의 판단이 필요하다.

핵심 역학: AI는 ‘만드는 것’의 진입장벽을 낮추지만, ‘잘 만드는 것’의 가치를 오히려 높인다. 평균의 비용은 0에 가까워지고, 탁월함의 프리미엄은 확대된다.

구조적 분석: 세 번의 권력 이동

30년의 역사를 압축하면 세 번의 큰 권력 이동으로 정리할 수 있다.

이동무엇이 이동했나결과
1차 이동코드 독점 → CMS 보급 (2000년대)콘텐츠 편집권이 클라이언트에게 이전. 에이전시는 구축 전문으로 분화
2차 이동구축 전문 → SaaS 구독 (2010년대)소규모 시장의 이탈. 에이전시는 중대형 고객에 집중. 시장 양극화
3차 이동전문 도구 → AI 생성 (2020년대)진행 중. 중간 스킬 수요 감소, 전략·판단 역량의 가치 증대

개발자·디자이너에게 이 역사가 말하는 것

각 전환기마다 ‘개발자가 사라진다’는 담론이 반복됐다. FrontPage가 나왔을 때도, WordPress가 나왔을 때도, Wix가 나왔을 때도, 그리고 지금 AI가 코드를 생성할 때도. 하지만 매번 실제로 일어난 것은 제거가 아닌 재배치였다.

FrontPage는 HTML 타이피스트 역할을 없앴지만, 웹 에이전시를 만들었다. WordPress는 소규모 홈페이지 수주를 줄였지만, 플러그인·테마 생태계라는 새 시장을 창출했다. Shopify는 커머스 인프라 개발자를 줄였지만, Shopify 앱 스토어 개발자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AI도 같은 패턴을 따를 가능성이 높다. 다만 속도가 다르다. 이전 전환들이 5~10년에 걸쳐 진행된 반면, AI 도구의 확산은 2~3년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다. 적응의 시간이 짧아졌다는 것은 스킬 전환의 압박이 더 강해졌다는 의미다.

지금 시점에서 개발자·디자이너에게 더 중요해진 것: 도구 사용 능력보다 문제 정의 능력. 코드 생성보다 아키텍처 판단. 시각적 실행보다 사용자 경험 설계. AI가 ‘어떻게’를 빠르게 처리할수록, ‘왜’와 ‘무엇을’의 가치는 역설적으로 높아진다.

결론: 도구는 바뀌지만 판단은 사라지지 않는다

1990년대 홈페이지 제작 시장을 지배한 것은 HTML을 아는 소수였다. 2026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프롬프트를 잘 쓰는 다수가 아니다. 여전히, 복잡한 문제를 이해하고, 트레이드오프를 판단하고, 사용자와 비즈니스 사이에서 최적점을 찾는 능력을 가진 소수다.

도구의 민주화는 진입장벽을 낮추지만, 탁월함의 기준을 낮추지는 않는다. 오히려 도구가 평준화될수록, 도구를 초월한 판단력의 희소성은 높아진다. 30년의 역사가 반복해서 증명해온 이 역설은, AI 시대에도 유효하다.

* Claude를 사용하여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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