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즈니스 리더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공포가 흐르고 있습니다. 오픈AI나 구글 같은 글로벌 빅테크가 모든 기술 생태계를 장악하는 상황에서, “과연 우리 같은 기업에 남겨진 해자(Moat)가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의구심입니다. 기술의 속도가 상상을 초월하면서 기존의 방식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를 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해자(moat)는 성을 둘러싼 깊은 못, 도랑을 의미하는 단어로, 비즈니스에서는 경쟁자가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진입장벽’ 또는 ‘경쟁 우위’를 비유적으로 가리킵니다.
채널톡의 이경훈 CAIO(최고 AI 책임자)는 이 지점에서 매우 날카로운 통찰을 던집니다. 그는 단순히 AI 툴을 도입하는 차원을 넘어, 비즈니스의 근본적인 판도가 뒤집히고 있다고 경고합니다. 기존 B2B SaaS 시장의 위기와 함께, 기술의 홍수 속에서 우리가 정말로 주목해야 할 ‘진짜 자산’이 무엇인지 그 이정표를 제시합니다.
[ 영상 요약]
소프트웨어는 더 이상 비싸지 않다: ‘툴’의 시대에서 ‘인건비’의 시대로
지금까지 B2B SaaS 기업들은 ‘기능(Feature)’을 팔아 수익을 남겼습니다. 하지만 이 모델은 붕괴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의 원가율은 대략 10~15% 수준으로 매우 낮습니다. 게다가 AI 덕분에 누구나 소프트웨어를 쉽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기업들은 이제 “비싼 구독료를 내느니 직접 만들어 쓰겠다”는 선택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소프트웨어 그 자체로는 더 이상 높은 가격을 정당화하기 힘든 시대가 온 것입니다.
반면, 밸류에이션이 폭등하는 기업들은 ‘툴’이 아닌 ‘인건비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편리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람의 역할을 대체하거나 증강하는 ‘AI 에이전트’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 시장 규모의 차이: 국내 SaaS 시장이 1~2조 원 규모라면, 콜센터 BPO(업무 위탁) 시장만 해도 10조 원에 달합니다.
- 에이전트의 부상: 단순 기능을 제공하는 회사의 가치는 하락하지만, 상담사나 실무자의 업무를 직접 수행하여 실질적인 비즈니스 임팩트를 내는 기업들의 가치는 폭등하고 있습니다. 기술이 ‘도구’에서 ‘노동력’으로 치환되는 순간입니다.
빅테크가 침범할 수 없는 최후의 영토, ‘안묵지’의 데이터화
빅테크가 막대한 자본으로 시장을 공략하더라도 절대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현장 사람들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암묵지(Tacit Knowledge)’입니다. 암묵지는 인터넷 어디에도 없고, 사내 매뉴얼로도 정리되지 않은 날 것 그대로의 노하우입니다.
“빅테크가 다 해 먹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있지만, 우리의 해자는 결국 ‘암묵지’에 있습니다. 암묵지는 인터넷에도 없고 데이터화되어 있지도 않습니다. 오직 사람들 머릿속에만 있죠. 이 암묵지를 어떻게 수집하고 시스템화하느냐가 회사의 생존을 결정할 것입니다.” — 이경훈 채널톡 CAIO
채널톡은 이 암묵지를 끄집어내기 위해 독특한 프로세스를 활용합니다. 사람들은 백지 상태에서 매뉴얼을 쓰라고 하면 어려워하지만, 이미 있는 내용을 고치는 것에는 능숙합니다. 이에 착안해 채널톡은 고객사 동의하에 1~2년 치의 상담 기록을 분석하여 ‘초안 SOP(표준운영절차)’를 먼저 만들어줍니다. 현장 작업자가 이 초안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회사의 고유한 암묵지가 AI가 실행 가능한 데이터로 변환됩니다. 이것이 빅테크가 복제할 수 없는 강력한 방어선이 됩니다.
7시의 실패가 남긴 교훈: AI 전문 팀보다 ‘전원 활용’이 무서운 이유
많은 기업이 AX를 위해 소수의 전문가 팀을 꾸립니다. 하지만 채널톡의 경험에 따르면, 이는 실패하기 쉬운 전략입니다. 과거 채널톡 개발팀이 평일 저녁 7시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AI 교육을 진행했지만 참여율은 저조했습니다.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술은 알지만, 파이낸스나 CS 같은 현장의 구체적인 맥락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AX는 전 직원이 AI를 도구로 쓸 때 완성됩니다.
- 도메인 챔피언의 힘: 기술 팀이 아닌 각 현업 부서(파이낸스, CS 등)에서 AI 활용에 능숙한 ‘챔피언’을 선발해야 합니다.
- 심리적 장벽 제거: 나랑 같이 일하던 옆자리 동료가 AI로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백 번의 기술 강의보다 효과적입니다. “어렵지 않네? 나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전파될 때 조직의 역량은 폭발합니다.
‘도파민’의 단계를 넘어 ‘끈기’의 영역으로: AI는 1을 10으로 만든다
AI는 아무것도 없는 0에서 1을 만드는 요술 지팡이가 아닙니다. AI의 진정한 가치는 1의 도메인 지식을 가진 사람이 이를 10의 결과물로 증폭시키는 데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도파민’과 ‘관리’의 구분입니다. 처음 AI로 결과물을 만들어낼 때는 신기함에 도파민이 샘솟습니다(0 to 1). 하지만 그 결과물을 비즈니스에 쓸 수 있도록 튜닝하고 유지보수하는 과정(1 to 10)은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결국 현장을 모르면 AI에게 정확한 디렉션(프롬프트)을 줄 수도 없고, AI가 내놓은 결과물이 맞는지 평가할 ‘보는 눈’도 가질 수 없습니다. AI 시대에 도메인 지식이 깊은 전문가가 더욱 귀해지는 이유입니다.
기술보다 강력한 엔진, 문제를 끝까지 푸는 ‘창업가적 의지’
AI 전환의 핵심 동력은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입니다. 소위 ‘일잘러’라 불리는 이들은 단순히 지시에 따르지 않습니다. “왜 이 일을 이렇게 하죠?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라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자신의 비효율을 참지 못합니다.
- 1%의 가능성에 거는 의지: AI는 데이터에 기반해 “성공 확률이 1%밖에 안 된다”고 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창업가적 의지를 가진 사람은 그 확률에 상관없이 가설을 세우고 이를 하나씩 검증하며 끝내 문제를 풀어냅니다.
- 실행의 동기: 디자이너가 개발이 느려 답답할 때 “차라리 내가 AI로 개발까지 해버리자”라고 마음먹는 순간, 한 명의 개인이 10명분의 임팩트를 내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노동의 고통에서 해방되는 유토피아, 그리고 조직의 숙제
AI의 발전은 인간을 단순 반복 노동의 고통에서 해방시켜줄 유토피아를 약속합니다. 생계 유지를 위한 노동은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진정으로 가치 있는 일, 나를 찾아가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하지만 조직에는 새로운 숙제가 남습니다. 만약 한 명의 ‘A-플레이어’가 AI를 활용해 10명분의 일을 해낸다면, 회사는 그에게 10배의 보상을 줄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 만약 조직이 이들의 생산성을 인정하고 정당하게 보상하지 않는다면, 그들은 스스로 사업을 시작하거나 자신의 가치를 알아주는 곳으로 떠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당신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오늘 당신만이 가진 암묵지를 어떻게 데이터로 바꾸고 있습니까? 그리고 AI가 당신의 업무 10인분을 대신해준다면, 당신은 어떤 가치 있는 일에 그 시간을 쓰시겠습니까?”
* 암묵지(tacit knowledge): 경험과 학습을 통해 개인에게 체화된 지식으로, 언어, 문서처럼 표현하기가 어렵고 외부로 드러나기 어려운 지식 유형을 의미합니다. 반대로 문서, 매뉴얼, 데이터베이스처럼 외부로 표출되어 공유 가능한 지식은 형식지(Explicit knowledge)로 구분합니다.
* 구글 NotebookLM을 이용하여 편집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