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4월 10일 금요일, JIRAN 37 1층 농구장이 작은 서점으로 변신했습니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열린 ‘지란지교 헌책방’ 이야기입니다. 3년간 12층 썬지도서관을 빛내준 약 300권의 책들이 새로운 독자를 찾아 로비로 내려왔습니다.
썬지도서관은 그동안 매년 1회 새로운 큐레이션으로 옷을 갈아입어 왔습니다. 올해부터는 연 2회로 큐레이션 주기가 좁혀지며, 자연스럽게 책장을 지켜온 기존 책들이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해졌습니다. 그렇게 마련된 것이 이번 지란지교 헌책방입니다.

농구장이 서점이 되었습니다
오픈과 동시에 JIRAN 37 1층 농구장은 북적였습니다. 점심식사를 잠시 미루고 달려온 분, 동료와 함께 내려온 분, 오전 회의를 마치자마자 엘리베이터 버튼부터 눌렀다는 분까지. 책을 사랑하는 지란인들이 하나둘 모여 책장 앞을 가득 채웠습니다.
준비된 책은 베스트셀러부터 숨은 명작까지 약 300권. 인문·경영·소설·에세이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장르별로 정리되어 진열되었고, 드림플랫폼실의 사전 점검을 거쳐 상태를 확인한 뒤 판매대에 올랐습니다. 썬지도서관에서 이미 읽었지만 소장하고 싶어 다시 집어 든 분도 있었고, “이런 책도 있었어?” 하며 처음 발견한 책에 반가워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동료에게 책을 내밀며 “이거 어때?” 하고 묻는 장면도 자연스럽게 이어졌습니다.

책값은 저울이 정합니다
이번 헌책방의 가장 큰 재미 포인트는 바로 ‘무게’입니다. 책의 장르나 두께, 저자와 관계없이 저울 위에 올린 책의 무게에 따라 가격이 매겨졌습니다. 덕분에 “이 책 한 권이 얼마예요?”가 아니라 “이 책들 다 같이 올려도 될까요?”라는 질문이 오갔습니다. 두꺼운 양장본을 내려놓고 가벼운 시집을 얹어보거나, 평소 눈여겨보던 두 권을 함께 올려보는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었습니다. 욕심껏 골라도 부담 없는 가격이라, 두 팔 가득 책을 안고 돌아가는 분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책을 펼치면 진짜 선물이?
또 하나 준비된 장치는 ‘숨겨진 행운’이었습니다. 좋은 책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여운을 남기듯, 이번 헌책방의 책 중 일부에는 진짜 선물이 끼워져 있었습니다. 어떤 책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태로 판매가 진행되었고, 책을 계산대에 올려둔 뒤 조심스레 표지를 넘겨보는 모습이 새로운 풍경이 되었습니다. 작은 탄성과 웃음이 심심찮게 터져 나왔고, 옆 동료에게 선물을 보여주며 즐거워하는 장면도 이어졌습니다.

바쁜 일상 속,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
지란지교패밀리가 가꾸어가는 JIRAN 37은 지란인들이 바쁜 일상 속에서도 활기와 에너지를 유지하며 일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12층 썬지도서관이 조용한 사색의 자리라면, 오늘의 1층 지란지교 헌책방은 로비를 지나던 지란인들이 걸음을 멈추고 동료를 만나며 잠시 숨을 고르는 자리였습니다.
두 시간 동안 로비를 채운 웃음과 대화, 저울 위에서 기울던 책장, 그리고 책을 펼치는 순간의 작은 탄성까지. 업무 사이사이에 이런 장면이 놓여 있다는 것이 곧 JIRAN 37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공간의 결입니다. 책 한 권을 고르는 짧은 시간이, 오후의 업무로 돌아가는 지란인들에게 작은 환기가 되어주었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이번 행사의 수익금은 전액 아픈 아이들을 위한 의료지원 사업에 기부될 예정입니다.